'돌봄' : 노동에서 산업으로 안녕하세요. 넥스트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을 운영하는 최연희입니다.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에는 못 봤던 것 같은데, 돌아오는 길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더라고요. 작년부터 유난히 단풍이 예뻐 보입니다. 가을이면 어르신들이 꼭 단풍 구경을 가시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는 무역 박람회를 다녀왔습니다. 중간에 보행 보조 로봇 다리를 착용해볼 수 있는 이벤트 부스가 있더라고요. 영상으로만 보던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참여해보았습니다.
어깨와 허리, 다리에 장치를 고정하고 전원을 켜면 로봇 다리가 작동합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제 움직임에 따라 로봇 다리가 무릎을 더 쉽게 들어올리도록 보조해 주는 원리였습니다. 처음 착용하고 걸으니 누가 무릎을 확 끌어올리는 느낌이라 어색했습니다.
걷고, 뛰고, 계단도 올라갔다 내려와 보고, 앉았다 일어났다도 해보았는데요,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 외에는 보조가 되는 느낌이 없어 오히려 불편하더라고요. 돌아와서 찾아보니 좀 더 컴팩트한 보행 보조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 기술이 어떻게 발전될지 궁금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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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돌봄을 산업으로 만든 요양 1위 기업 TRENDS | 중국에서 보고 온 로봇 다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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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산업 스터디
돌봄을 산업으로 만든 요양 1위 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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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 노동에서 산업으로
초고령사회를 말할 때, 우리는 종종 ‘100세 시대’라는 희망과 ‘돌봄’이라는 현실을 동시에 떠올립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 처럼, 한 사람이 존엄하게 나이드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50여 년간 돌봄을 산업으로 만들며 거대한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 잡은 기업이 있습니다. 일본의 병원 접수 창구부터 가정의 안방까지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기업, 이번에 살펴볼 기업은 ‘니치이학관(ニチイ学館, Nichii Gakkan)’입니다.
이름에 담긴 ‘학관(学館, 배움의 집)’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단순한 서비스 기업이 아닙니다. 니치이학관은 ‘교육’에서 시작해 ‘인력’을 양성하고, 그 인력으로 ‘돌봄(개호)’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시 그 서비스의 노하우로 ‘교육’을 고도화하는 거대한 순환형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습니다.
이번 롱라이프랩에서는 ‘돌봄’이라는 노동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니치이학관의 역사와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이들이 초고령사회에 던지는 인사이트를 심층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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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집’에서 ‘돌봄의 제국’으로
니치이학관의 시작은 ‘돌봄(개호)’이 아닌 ‘의료’였습니다. 니치이학관의 시작은 1961년 일본의 '국민개보험제도(国民皆保険制度)' 실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보험증만 있으면 일본 전국 어디서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이 개혁은, 동시에 의료기관에 예상치 못한 부담을 안겼습니다. 진료보수 청구서 작성 등 복잡한 사무 업무가 폭증하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본연의 의료 행위 대신 서류 작업에 매달려야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창업자 데라다 아키히코(寺田明彦)는 1968년 의료기관의 진료보수 청구 업무를 대행하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는 복잡한 의료사무의 전문 기술을 가진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교육 사업을 동시에 시작했고, 이것이 니치이학관 고유의 '교육에서 취업까지(教育から就業まで)'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니치이학관의 성장사는 일본 개호제도의 성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1996년 개호(요양)사업을 시작한 니치이학관은 2000년 개호보험 도입 시기에 전국 770개 거점을 마련하며 “돌봄을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후 가정방문 요양에서 시설 입소, 가사·생활지원, 보육까지 사업을 다각화하며 “사회적 인프라 기업”으로 발전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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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주기를 지원합니다.
현재 니치이학관의 사업은 크게 4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0년 MBO(경영자 인수)로 상장 폐지되었으나, 2024년 3월기 결산 공고(決算公告) 기준 연결 매출액은 2,674억 엔(약 2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출처: 니치이학관 2024년 3월기 결산공고) 이는 일본 개호(요양)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 규모입니다.
① 개호(介護) 사업 (주력)
니치이학관의 핵심 성장 동력이자 최대 사업 부문입니다. 2000년 일본 개호보험제도 시행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돌봄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며 방문요양 등 재가 개호 서비스부터 주야간 데이서비스, 단기쉼터 등 입소 개호시설 운영까지 망라하는 토털 케어를 지향합니다.
② 메디컬 서포트 사업 (기반)
창업의 기반이 된 사업으로,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 병원·의원·약국을 대상으로 의료 사무관리 아웃소싱과 경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밖에 병원 경영컨설팅, 전자의무기록·청구소프트 등 시스템 판매도 병행하며, 의료기관의 경영 효율화와 환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합니다.
③ 교육 사업
모든 사업의 근간이 되는 ‘인력 양성’ 파트입니다. 니치이학관 사업모델의 뿌리이자 인력 공급원으로서, 개호·의료·보육 분야의 자격 취득 강좌를 전국적으로 개설하고 있습니다. “교육에서 취업까지”를 모토로, 수강생이 자격 취득 후 실제 일자리까지 연계되도록 돕는 것이 특징입니다. 니치이의 교육센터는 전국 300여 곳에 달해 접근성을 높였고, 1960년대 후반부터 축적된 교육 노하우로, 지금까지 200만 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특히 의료사무 과정 수료생 80만명, 개호초임자훈련(구 홈헬퍼2급) 수료생 120만명 등을 기록하며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수료생들은 니치이학관의 서비스 부문에 취업하거나 타 기관으로 진출해 전국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④ 기타 생활지원 및 글로벌 사업
- 보육/헬스케어/생활지원 사업 : 고령자뿐 아니라 폭넓은 세대의 일상 생활지원을 목표로 하는 부문입니다. 핵심 서비스는 가사·육아·개호 등의 파견 서비스인 “니치이라이프(ニチイライフ)”로, 집안 청소, 장보기 대행부터 간단한 개호 보조까지 유료로 제공하여 생활 편의를 지원합니다.
- 글로벌 : 특히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012년 진출 이후, 현지 기업 M&A를 통해 개호 서비스 및 인재 육성 노하우를 이식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중국 난닝시의 산후조리 및 인재 육성 기업을 인수하는 등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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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이학관의 가장 큰 강점은 인재 생태계와 서비스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사업 모델에 있습니다. 본문에서 니치이학관의 비즈니스 모델, 시장 포지셔닝, 시니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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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보고 온 로봇 다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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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품으로 아쉽지만 웹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현장에서 안내받았던 정보를 공유합니다.
생김새는 짚라인 같은 기구를 탈 때 착용하는 장비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런 형태의 제품을 '외골격 로봇'이라고 한답니다. 엉덩이 뒤쪽에 있는 모듈이 동력을 제공하며, 내장 배터리로 약 4-5시간 작동한다고 합니다.
무게는 가볍지는 않았는데요, 체감상 3-5kg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가격은 300-500만원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어깨에 먼저 배낭처럼 매고, 허리부분과 양 다리에 장비를 고정합니다. 왼쪽 사진의 파워버튼을 누르면 작동하고 보조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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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NC에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
제가 생각하는 시니어 비즈니스의 큰 과제는 ‘나이 듦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가까이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동시에 기업들과 긴밀히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현재로서는 일본에는 하루메쿠, 한국에는 대학내일이 가장 좋은 레퍼런스라 생각됩니다.
아직 시니어 세대를 온전히 담아내는 국내 플랫폼은 부재하지만, 롱라이프랩이 그 길을 함께 걷다 보면 새로운 해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니어 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과는 언제든 커피챗을 나누고 싶습니다. 작은 대화가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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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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