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 없어도 전화 한 통이면 우버가 오고, 장이 배달되고, 약이 옵니다 안녕하세요. 넥스트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 최연희입니다.
지난 추석, 서울역 키오스크 앞에 앉아 취소표가 뜨기를 기다리는 사진이 SNS에서 화제였는데요, 십 년 남짓한 사이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일이 디지털로 넘어갔습니다. 길 찾기도, 택시도, 고속버스도, 기차표도,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는 일까지요.
우리에게는 그저 편리해진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날마다 부딪히는 어려움이 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 어려움이 쌓이면, 친구를 만나러 나가거나 장을 보러 가는 일상이 하나씩 멈추기도 하고요.
이번 주에는 그 일을 전화 한 통으로 풀어 보겠다는 회사를 소개합니다. 여든이 넘은 뒤 필요한 모든 서비스의 컨시어지가 되겠다는, 미국의 고고그랜드페어런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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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글로벌 케이스 딥다이브] 고고그랜드패런츠 : 전화 한 통으로 택시를 불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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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케이스 딥다이브
🚕고고그랜드패런츠 : 전화 한 통으로 택시를 불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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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 캘리포니아의 한 집. 녹내장 때문에 운전 대신 다른 방법을 찾던 여든다섯 살 할머니 베티 루스(Betty Luce)는 스마트폰으로 우버를 부르는 손자에게 묻습니다. 우버에 전화번호는 없니?
손자가 번호는 없다고 하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그럼 네가 만들지 그러니?"
손자는 6달러를 들여 만든 카드를 할머니 집에 우편으로 보냅니다. 'Grand'라는 가짜 회사 이름으로요. 그리고 할머니가 카드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손자가 가명으로 받아 우버를 대신 불렀고요.
지금 이 회사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호주에서 10만 명이 넘는 어른들의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아 앱을 대신 눌러 주는 일이 어떻게 회사가 됐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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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시작한 고고그랜드페어런트(GoGoGrandparent)는 스마트폰 없이 주문형 서비스를 쓰게 해 주는 회사입니다. 고객이 가입하면 전용 전화번호가 나오고, 전화를 걸면 자동 안내가 나오고요. 1번을 누르면 집 앞으로 차가 오고, 2번은 마지막에 내린 곳으로 차를 보내 줍니다. 3·4·5번은 미리 저장해 둔 장소, 7번은 배달, 8번은 집수리나 청소 같은 홈서비스, 0번은 상담원. 일상에서 자주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제공하는 거죠.
차는 우버와 리프트(Lyft)에서 오고요. 이 회사는 운전자를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아요. 고객 대신 앱을 누르고, 운전자에게는 요청 화면에 '고고그랜드페어런트'라고 표시해 어떤 손님인지 알려 줍니다. 불편하면 운전자가 거절할 수 있고요. 도착하면 가족에게 문자도 갑니다. 어머니가 무사히 내렸다는 알림과 내린 곳의 주소까지. 가족들은 앱을 따로 열어 볼 필요가 없습니다.
멤버십은 월 23달러부터 시작하고요. 차는 우버·리프트 요금에 분당 27센트의 컨시어지 수수료가 따로 붙습니다. 모든 비용은 등록한 카드에서 지불되고요.
2019년부터 2023년 말까지 우버 헬스(Uber Health)를 통해 150만 건의 라이드를 처리했다고 회사는 밝힙니다. 2025년 고객이 10만 명을 넘었고, 직원은 600명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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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Boogaard and grandma Betty Luce. Credit : Courtesy of Justin Boogaard(©Peop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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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저스틴 부가드(Justin Boogaard)와 데이비드 렁(David Lung)은 2015년, 배달 플랫폼에 계약 직원을 모아 주는 회사를 넉 달 만에 접은 참이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월세 마련하기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불법과 취업이 아닌 방법으로 한 달에 1,500달러를 만들기로 했죠. 산타모니카 부두에서 물을 팔기도 했습니다. 여섯 달이 지나도 크게 될 만한 일은 찾지 못했고, 그만두기로 한 그 주 일요일에 부가드는 할머니에게 우버에 전화번호가 없느냐는 질문을 들은 겁니다(부가드, Medium 2018).
부가드가 바로 할머니 전화를 받는 대신 카드를 만든 이유가 있었어요. 할머니가 손자를 너무 사랑했거든요. 손자가 만든 거라면 무조건 좋다고 할 테니, 진짜 쓸 만한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Grand'라는 가짜 회사를 만든 거죠. CVS에서 산 6달러짜리 카드에 손글씨로 안내문을 썼고요. 서비스 수수료는 20%인데 첫 통화는 무료, 운영 시간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할머니가 늘 신문에서 명언을 오려 보내 주는 분이라 '오늘의 명언'도 넣었고요. 카드는 2015년 12월 11일에 우편으로 보내졌고, 8일 후에 첫 전화가 왔습니다.
첫 전화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 친구 이디(Edie)와 가겠다는 요청이었습니다. 부가드는 자기 앱으로 차를 불렀고, 운전기사에게 손님이 할머니 두 분이니 집 바로 앞에 차를 대 달라고 부탁했고요. 돌아오는 길 운전기사는 차 문을 열어 드렸습니다. 며칠 뒤 할머니는 북클럽에 가서 친구들에게 그 운전기사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가드가 보기엔 이게 마지막 시험이었어요. 남에게 말하고 싶어지는가. 손자는 그날 정체를 밝혔고, 할머니는 한참 말이 없다가 울었습니다.
"이건 되는 거야, 얘. 이건 돼."
할머니의 친구 이디도 Grand에 전화해 우버를 타고 병원에 갔고요.
부가드는 이 실험에서 배운 다섯 가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가입하면 카드 같은 환영 꾸러미를 보낸다. 전화하는 사람 모두에게 무료로 요금을 미리 알려 준다. 지갑에 가지고 다닐 명함을 보낸다. 운전자를 가려 안내한다. 첫 라이드 뒤에는 친구에게 건넬 엽서를 보낸다.
처음 몇 달은 전화가 올 때마다 두 사람이 직접 자신들의 휴대폰으로 우버를 불렀습니다. 그게 감당 안 될 규모가 되자 전화 자동화 도구로 응답 시스템을 만들었고요. 전화가 오면 발신 번호로 누구인지 알고, 1번을 누르면 등록된 집 주소가 곧 위치가 됩니다. 신원과 위치, 두 가지가 인터넷 없이 전화만으로 넘어오는 거죠. 2번은 앞서 내릴 때 운전자 앱이 남긴 좌표를 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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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이 넘는 호출을 만들어낸 서비스
손자가 할머니를 속이기 위해 만든 가짜 회사 카드 한 장이 미국 50개 주에서 10만 명의 어른을 태우는 회사가 됐습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성장해 올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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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이가 궁금하시다면 👀
커피챗 요청에 많은 분들이 ‘이걸 만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를 가장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도 무언가를 보았을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연유로 이것을 만들고 계실까?’가 가장 궁금한 점인 거 같고요.
그래서 저에 대한 소개를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이 LLNC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돕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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